
"관광지로만 만들면 사람들이 오겠지"라는 착각이 또 하나의 폐허를 남겼다.
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모았던 폐교 관광지 프로젝트는, 개장 1년 만에 사실상 중단되었다.
'관광 자원화'라는 말은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실제 운영과 정착의 관점에서 보면 치명적인 허점들이 많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폐교를 관광지로 개발했다가 실패한 한 지방 소도시 사례를 통해,
왜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닌 운영과 지속성 중심의 계획이 필요한지를 짚어본다.
그리고 이 사례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전문가 시각에서 분석해 본다.
사례 배경: 전북 ○○군 ‘OO예술학교’
전북의 한 농촌 마을. 이곳은 인구 감소로 2012년에 폐교된 초등학교를 활용해
‘OO예술학교’라는 이름으로 지역 문화예술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옛 교실은 미술관으로, 급식실은 카페와 로컬푸드 레스토랑으로 바꾸었다.
운동장 한쪽에는 조형물과 공연 무대까지 조성되어 있었다.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개관 당시 지역 언론과 SNS에서 '핫플'로 떠오르며
한 달에 2,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했다. 그러나 그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6개월이 지나면서 하루 방문객 수가 30명도 채 되지 않았고,
1년 만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문을 닫고, 예술학교 공간은 사실상 방치됐다.
실패 원인 1: 기획 중심, 운영 부재
가장 큰 문제는 '지속 가능한 운영 계획'이 부재했다는 점이다.
예술학교라는 이름과 브랜드는 좋았지만,
실제로 이를 관리하고 운영할 전문 인력은 없었다.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은 초기 한두 번의 전시를 제외하고는 이어지지 않았고,
기획자 역시 사업비 소진 이후 타 지역으로 이동하며 책임을 벗었다.
결국 폐교는 ‘구경만 하고 갈 수 있는 전시공간’ 수준으로 전락했다.
실패 원인 2: 주민과 단절된 공간
두 번째 이유는 지역 주민과의 단절이다.
주민들은 예술학교가 지역을 바꾸어줄 거라 기대했지만,
실제로 그 공간에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활동은 거의 없었다.
운영과 수익 구조도 대부분 외부 기획자 중심이었기 때문에
마을에는 실질적인 이익이 남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주민들의 무관심과 반감으로 이어졌다.
실패 원인 3: 계절성 관광, 수익 구조 미비
세 번째 실패 원인은 관광의 계절성이다.
여름과 가을에만 사람이 몰리고 겨울에는 완전히 텅 비는 구조였다.
게다가 입장료는 무료였고, 부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업시설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카페와 레스토랑 역시 지역 농산물과 연결되지 않아,
‘로컬 경제 순환’이라는 핵심 목표는 실현되지 못했다.
전문가 분석: “브랜딩이 아닌 생태계 설계가 먼저다”
지역문화 정책 전문가 유동현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단순히 폐교를 예쁘게 꾸미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공간을 지속시키는 건 사람이 하고,
그 사람들이 머물 수 있게 하는 건 운영과 생태계다.”
OO예술학교의 사례는 단순한 시설 리모델링이 아닌
운영자, 주민, 콘텐츠, 수익 구조 등 전체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지속가능한 폐교 활용은 반드시 ‘거버넌스 모델’과 함께 설계되어야 하며,
중앙 정부와 지자체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교훈: 공간보다 중요한 건 ‘공감’
공간은 남는다. 그러나 공간을 채우는 사람과 스토리가 없다면
그곳은 금세 ‘유령 관광지’로 전락한다.
폐교는 더 이상 학습의 공간은 아니지만, 여전히 이야기와 연결의 장소가 될 수 있다.
단, 그것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기획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과의 ‘공감 기반 설계’가 필요하다.
정착률이 낮은 구조적 이유: 장기 거주 인센티브의 부재
지방 창업 공간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청년들이 정착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폐교를 개조해 사무공간이나 창업 허브를 조성하는 것 자체는 충분히 의미 있는 시작이지만,
그 공간에 청년들이 ‘왜 머물러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없다면 이는 일시적인 체험에 그치고 만다.
단기 입주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창업자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화하기도 전에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거주 공간과 창업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
생활 기반이 무너지기 쉬워 조기 이탈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지역에 정착하지 않는 창업’이 반복되며,
폐교 활용 사업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운영 조직의 부실한 사후 관리: 리더십 공백
공간 조성 이후 운영 조직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도 문제다.
많은 폐교 창업센터가 초기에는 활발하게 운영되다가도,
일정 시점 이후 운영 책임자가 교체되거나 외부 위탁사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활동이 급격히 줄어드는 사례가 있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 관리, 프로그램 운영,
대외 협력 등 ‘살아 있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이 무너진다.
특히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사업일수록 성과 중심의 평가 구조로 인해
지속적인 운영보다 단기적 이벤트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리더십 공백과 관리 부재는 창업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이탈을 가속화시킨다.
결국 다시 ‘비어 있는 폐교’로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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